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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울리는 ‘월패드’ 뜯어고치자

장애인 접근성 법률 미비…“관련 법령 개정해야”

국토부·복지부 “필요성” 공감, 개정은 ‘너네부터’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장애인권리보장연대,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와 함께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능형 홈네트워크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장애인권리보장연대,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와 함께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능형 홈네트워크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최근 아파트 및 주택 내‧외부에 설치된 지능형 홈네트워크가 시각장애인에게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홈게이트웨이, 세대단말기, 단지네트워크장비 등으로 구성된 지능형 홈네트워크 중 집안 벽에 붙어있는 세대단말기 이른바 ‘월패드’가 대표적이다. 이는 모두 ‘터치’로만 작동된다.

세대 호실과 비밀번호를 눌러야 문이 열리는 공동현관 출입문부터 난관에 부딪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내 집 들어가기도 힘들다. 어렵사리 집에 간다해도 냉난방기, 전등 등을 제어하는 월패드 앞에서 또 ‘좌절’. 차라리 버튼으로 꾹꾹 눌렀던 ‘아~옛날이여’를 외쳐본다. 남의 도움 없이는 손 하나 까딱 못 하는 모습에 자존심마저 와장창 무너진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성연 사무국장은 “시각장애인이 외출한 가족으로부터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왔으니 꺼달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전혀 조작판을 확인할 수 없어서 가스레인지를 끌 수 없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패드 조작을 잘못해서 가스 요금 폭탄을 맞은 웃지 못할 사연들도 쏟아진다.
 
2022년 4월 20일 SBS뉴스에 보도된 월패드 장애인 접근성 문제 내용.ⓒSBS방송캡쳐 에이블포토로 보기▲ 2022년 4월 20일 SBS뉴스에 보도된 월패드 장애인 접근성 문제 내용.ⓒSBS방송캡쳐
이에 장애인 접근성이 보장된 홈네트워크 설비를 갖추도록 법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장애인권리보장연대,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와 함께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능형 홈네트워크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김재왕 변호사는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령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먼저 홈네트워크 설비 관련 법령을 살펴보면, 주택법과 하위법령에 세대단말기에 대해 세대 내의 홈네트워크 사용기기들과 단지서버 간의 상호 연동이 가능한 기능을 갖춰 세대 및 공용부의 다양한 기기를 제어하고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장애인 사용자의 편의성이나 접근성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공동출입구단말기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

김 변호사는 장애인 관련 법률인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도 편의시설 설치기준에 포함되거나, 이를 강제할 규정은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지능정보화 기본법’에서도 “홈네트워크 설비 제조업자가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한 제품을 만들도록 강제할 수단은 없는 셈”이라고 했다. 즉, 현재 홈네트워크 장애인 접근성 보장이 담긴 법률은 전무한 것.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김재왕 변호사.ⓒ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김재왕 변호사.ⓒ에이블뉴스
이에 김재왕 변호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 각각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먼저 주택법이다. 지난해 김예지 의원이 이미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공동주택 부대시설의 설치기준에 노약자와 장애인이 홈네트워크 설비를 쉽고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세대단말기의 설치 기준을 포함하도록 했다. 또 점자·음성 기능과 화면낭독 프로그램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개정안은 논의 없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 변호사는 “개정안은 장애인의 주거생활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주택의 부대시설 설치기준은 30세대 미만의 주택이나 준주거지역·상업지역의 주상복합건축물에는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고, 법 시행 이후 사업계획승인을 받는 경우부터 적용해 기존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아쉬운 한계점을 짚었다.

또 장애인등편의법은 시행령 속 공동주택에 설치해야 하는 편의시설 종류에 홈네트워크 설비를 포함, 의무로 규정해야 한다고 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도 정보통신 관련 제조업자에 대한 노력 의무를 의무로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지능정보화기본법에서도 ‘홈네트워크장비’를 추가해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짚었다.

김 변호사는 “홈네트워크 설비에 대한 접근성 개선은 비단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개선 필요성을 밝혔다.
 
(왼쪽부터)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 강태석 과장,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정용수 서기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포용정책팀 이성훈 팀장.ⓒ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왼쪽부터)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 강태석 과장,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정용수 서기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포용정책팀 이성훈 팀장.ⓒ에이블뉴스
한편, 이 같은 법 개정 목소리에 각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홈네트워크 장애인 접근성 부분은 모두 공감하면서도 법률 개정은 다른 부처로 서로 미뤘다.

먼저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 강태석 과장은 "지능형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장애인뿐 아니라 나이 드신 분들도 조작하기 어려운 부분은 공감한다. 홈네트워크 관련해서 주택건설은 국토부가, 기술적인 부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맡고 있다"면서 "현재 주택법은 30세대 이상이란 적용 한계가 있으니, 우선 장애인등편의법을 개정한다면 주택건설기준에서 그대로 받게 되니까 그런 부분을 고려해달라"고 보건복지부 소관 장애인등편의법 개정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정용수 서기관은 "장애인등편의법에 새로운 것을 부과하는 것은 규제가 필요해서 쉽지 않다. 최근 시행령에 소규모시설 접근성 강화 부분을 개정하는 데 1년이나 걸렸다. 그만큼 규제 심사가 까다롭다"고 난감함을 표했다. 이어 그는 "주거약자법(장애인·고령자 등 주거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 주택 부분이 있는데 거기부터라도 필요하지 않나"고 국토부부터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정 서기관은 '유니버설디자인'을 언급하며, "누구나 이용하기 쉽도록 건물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것이다. 월패드도 처음 제조단계부터 시각장애인, 어르신을 고려한다면 굳이 법에다가 강제할 필요가 있나. 자연스럽게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월패드 제조단계부터 장애인 접근성이 갖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포용정책팀 이성훈 팀장은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일부 내용과 접근성 강화 등을 담은 디지털포용법을 발의한 바 있다. 다양한 노력을 해가면서 협의할 부분이 있으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장애인권리보장연대,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와 함께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능형 홈네트워크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장애인권리보장연대,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와 함께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능형 홈네트워크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출처 :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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